빌려준 돈 받기, 초보가 셀프 민사 소송 해본 후기(양수금, 대여금 청구)

혼자서 셀프 민사 소송 해봅시다.

시간이 많으면 천천히 공부하면서 셀프로 민사 소송을 진행해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자잘한것만 법무사에게 맡기고 나머지는 혼자서 진행했습니다.

 

원래 자세하게 적을려고 했는데 두가지 변수로 인해서 소송이 엄청나게 길어지는 바람에 초반에 어떻게 진행했는데 많이 까먹어버렸습니다.. -_-;; 그 변수는 코로나와 판사 입니다. 판사가 아주 이상한게 걸려가지고 어후 ㅜㅜ

 

아래 다시 한번 더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지만 '3000만원 이하'면 굉장히 간단합니다.

 

저의 경우는 그냥 빌려준 돈이 아니라 조금 복잡합니다.(양수금)

1. A는 지인 B에게 돈을 빌려주고 차용증(채권) + 인감증명서(인감도장, 서명 날인)을 받음

2. A는 C(나)에게 채권을 넘김.(제가 채권을 양도받은 것)

3. C(나)는 B에게 돈 받을 권리가 생겼음

4. 돈 안줌.

5. 소송.

 

돈 내놓으라고..

머니머니 돈 안주고 너 뭐니

 

세상엔 말하지 않아도 약속을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있고, 매를 들어야 움직이는 사람이 있고, 끝까지 개기는 놈이 있습니다.(물론 년도 있습니다 남녀평등) 보통은 첫번째나 두번째 입니다. 세번째는 인생 포기했거나 멍청해서 약이 없는 경우.

 

피고는 예쁜 제주도에 살고, 저는 육지놈(?)이라 제가 사는 곳 관할 법원으로 비행기타고 날아와야 합니다. 처음엔 어디서 벤츠 렌트카 같은거 타고 오더니 두번째 부터는 힘들어 보이고 나중에는 출석도 안했습니다. 상대가 멀면 괴롭히기 더 좋습니다.

 

대부분의 대여금 청구 소송(빌려준 내 돈 달라고 소송하는거)은 차용증, 이체 내역만 있으면 매우 간단합니다. 제가 아래 올려드릴 소송 기록을 보면 엄청나게 길고 보기만해도 짜증나는데, 이는 제가 판사를 잘못 만난 케이스라 그렇습니다. 경력이 오래된 법무사 아저씨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인간이라고 화낼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니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분은 겁먹지 마시길 바랍니다.

 

 

우선, 돈 빌려 줄때 가장 중요한거

1. 절대 현금거래 하면 안됩니다.
2. 계좌 이체로 돈을 넣어주고(꼭 돈 빌려가는 사람 명의 통장으로!!)
3. 차용증 작성
4. 인감증명서(인감도장과 자필사인 들어간것) 받고
5. 공증은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3번 4번만 있어도 충분해서

만에 하나 차용증이나 이런거 못받았다 하더라도 '계좌이체 내역'만 있어도 받을 수 있습니다.(이왕이면 주고받은 문자나 카카오톡 대화도 캡쳐해두세요)

 

빌려준 돈이 3천만원 이하면 소액사건심판이라 더 간단

소송을 걸고자 하는 금액이 삼천만원 이하면 좀 더 간단하게 끝낼 수 있습니다. 저는 5천만원이 넘어서 소액재판으로 못했습니다.

 

소장접수 > 송달 > 피고(돈 빌려간 사람)가 증거 빼박이라 이의 없음 > 이행권고 결정확정

 

대충 저런식으로 끝납니다. 소액 전자소송하는 방법은 정리해놓은 사람들이 무지무지 많으니 그냥 보고 따라하시면 됩니다. 소액심판은 빠르고 간편하기 때문에 가끔 악용하려는 사람도 있는데요. 만약 받을돈이 5천만원인데 이걸 2500만원씩 쪼개서 한다거나 하는 편법을 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건 안됩니다. 하나의 대상에게 받을 금액의 총합으로 따져야 합니다.

 

민사소액재판은 본인이 직접 재판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더욱 좋습니다. 저는 소액재판이 아니라 법원에 여러번 갔습니다. 돈 받는 입장이라도 짜증나고 피곤합니다. ㅜㅜ

 

셀프로 소액청구 할때는 대충 이렇게 진행됩니다.

1. 네이버에서 '법원 전자소송' 검색
2. 공인인증서로 본인 인증
3. 서류 제출 메뉴 - 민사 서류 - 소장
4. 사건정보 및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간단하게 작성(사실만 입력)
5. 소송비용(인지액 및 송달료) 납부 - 천만원 기준으로 10만원 좀 안됨
6. 전자소송 홈페이지에서 <나의 전자소송> - <전자소송사건등록> - <전자소송 절차진행에 대한 동의 및 전자소송사건등록> (폰번호 및 이메일 등록해놓으면 간편하게 실시간으로 송달되는 문서 등 정보를 받아볼 수 있음)

대충 이런 순서로 하면 됩니다. 정리해놓은 블로그들이 많으니 나중에 직접 하실때 두세개 띄워놓고 참고해보세요.

 

만약 본인이 이런 부분에 있어서 너무너무 어렵고 무섭고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은 '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사이버상담 - https://www.klac.or.kr/legalstruct/cyberConsultation.do
• 방문상담 - https://www.klac.or.kr/legalstruct/visitingConsultation.do (예약하고 가세요)

 

법원 처음 갔을때 셀카도 찍고 좋았는데..

어차피 이길 싸움이었고 한번 출석으로 끝날거라 생각해서 법정 들어가기 전에 저의 재판 시간이 법정 앞 디스플레이에 뜰때 셀카 찍고 그랬는데 하 이게 2년이나 갈줄이야 -_-;;

 

 

상대가 '변론 기일'을 다시 잡아달라고 요청을 해서 시간을 끌고, 거기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재판장도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법원행정처 코로나19 대응위원회에서는 2020년 2월, 8월, 12월 세번에 걸쳐서 전국 법원에 재판 기일 변경 및 연기를 권고했습니다. 무슨 영상통화재판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건 구경도 못해봐서 모르겠습니다.

 

재판이 길어졌던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제가 직접 빌려준 돈이 아니라 채권을 양수받아 그걸로 소송을 거는 것인데 일부 이체 기록 때문에(현금으로 빌려준 부분이 있었음) 계속 다음으로 넘겨버려서 늦어졌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시간끌기, 이의제기 할 증거도 없으면서 항소하기 등..

 

피고 본인이 스스로 모든 금액을 인정하는 처분문서인 차용증과 인감증명까지 모두 있고 사실 이거면 끝인데... 요상한 판사(다시 생각해도 딥빡)가 쓸데없이 질질 끌었고 중간에 판사가 바뀌었습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판사들이 인사이동 시즌이 되면 판결을 떠넘기고 가려고 미루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증거가 명확한 흔한 민사 사건인데 그냥 땅땅하고말지 성격이 이상한 판사가 걸린게 짜증나는 경험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 '준비서면 제출' 할때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거 돈 좀 주면 잘 정리해서 써주는 사람들이 법원 주변에 있으니 이용하셔도 됩니다.(법무사 몇군데 전화해보시면 될듯) 반성문 전문적으로 써주는곳도 있다고-_-;

 

잡설이 길었는데, 보통 평범한 대여금 민사 소송(심플하게 돈 빌려준거 맞고, 증거 있으면)은 속전속결 끝납니다.

 

승소는 시작일뿐

승소와 돈 받는 것은 또 다른 부분 입니다. 차용증 등 필요한거 다 작성해주고 소송까지가는 경우는 상대가 돈이 없거나 배째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기고 나서 상대의 재산과 통장 등을 압류하는 등 귀찮은 작업도 해야 합니다.

 

특히 통장을 묶어서 괴롭혀야 하는데, 대부분 잔머리 굴리는 애들은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이런 지점별로 따로 관리되는 금융권에 통장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가족 명의로 돈을 빼놓기도 합니다.

 

혹시 상대가 남을 못 믿는 스타일이고 돈을 가지고 있는거 같다.. 싶으면 뒷조사 해서라도 어디 은행을 주로 이용하는지 알아내는게 중요합니다. ㅜㅜ 그런데 요즘은 또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게 가능하기 때문에 이것도 찾기가 어려운게 사실이죠.

 

결과적으로 저는 승소했고, 재산 압류를 진행중입니다..

 

원래 처음에 매우 상세하게 적을려고 했는데 귀찮고 다 까먹어서 대충 기록용으로 남겨둡니다... #나홀로소송 #셀프소송 #민사소송 #떼인돈받기 이런거 해야 동년배소릴 듣지 않는다고...